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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새해 수업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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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540회 작성일 20-05-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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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태양이 힘차게 떠올랐다. 올해는 정해년으로 돼지의 해다. 누가 어디서 지어냈는지는 모르지만 돼지도 그냥 돼지가 아닌 황금돼지의 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정초부터 들뜨게 하고 있다. 동양적인 문화에서는 띠를 중요시 여기다보니 돼지는 재물의 복이 있다고 여겨왔던 터라 황금돼지의 신드롬은 폭풍처럼 거세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삽겹살은 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라 이래 저래 올해에 돼지는 엄청난 수난(?)을 당해야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두 달 전에 돼지꿈을 꾸었다고 좋아하던 아내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것도 새벽기도를 가면서 아내가 꿈에서 돼지새끼들이 굼실거리고 있더라고 좋아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이런 행운은 어떻게 붙잡아야 하나에 고민이 되었다. 순간적으로 복권을 사볼까 하는 유혹에 빠졌다. 그런데 두 가지가 문제였다. 첫째는 복권에 당첨이 안 되면 목사체면이 뭐가 되는가, 왜냐하면 목사의 기도발에다가 돼지꿈까지 덧붙였는데 안됐다면 물론 비공개이지만 체면도 보통 체면이 깍이는게 아니다. 또 하나는 되었다고 가정해보니 더 큰 문제에 봉착할 것 같다. 목사가 복권에나 당첨되어가지고 강단에 서서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으라고 외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나온 정답이 '감사하네!'였다.
오래전에 나에게는 복권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다. 미국 남부에서 신학을 공부할 때에 아주 특별한 자매님이 계셨다. 이분은 그 지역 한인사회에서 유명한 분이셨다. 유일하게 하나밖에 없었던 한인교회에 주일이면 늘 참석을 했다. 그리고 예배가 끝난 다음에 정자나무아래서 담배 한 대를 멋있게 피고 난후에 다음 업무를 하시는 분이셨다. 매주 토요일 날이면 어김없이 가는 곳이 있었는데 빙고게임을 하는 곳이었다. 그 당시는 미국 남부에는 카지노 대신에 빙고게임이 유행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자매님이 어김없이 빙고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음속에 하나님이 정말 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이 정말 계시면 이번 베팅(Betting)에 당첨되게 해 주세요, 그러면 하나님을 믿겠습니다. 그랬더니 당첨이 되었다. 너무나 충격을 받아서 일어서야하는데 일어설 수가 없었다. 한번 더 확인하고 싶어서.... 다시 똑같이 말했다 그랬더니 또 당첨이 되었다. 그런데 다음에도 또 못 일어섰다. 왜냐면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 싶어서.... 세 번째도 신실하신(?) 하나님은 역사를 하셨다.
그날 이후로 자매님에게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담배를 끊고 성경공부를 시작하고 삶을 하나님께 조금씩 드리기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하나님은 자매님을 다른 주로 보내서 새로운 삶을 살게 하실 계획을 갖고 계셨다. 떠나기 일주일전에 전화가 왔다. '정전도사님, 내 돈에 위에 구렁이가 앉아 있어'. 그 돈은 빙고게임에서 당첨된 돈이었다. 하나님이 두려워서 그 돈을 상자에 담아 마루 밑에 숨겨 놓았었던 모양이다. 막상 떠나려하니 돈이 필요해서 가져가려고 마루 밑을 후레쉬로 비추어 보았더니 글쎄 이게 웬일인가 구렁이가 그 돈 상자를 칭칭 감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거기서 하나님을 만홀히 여겨서는 안된다는 하나님의 위대한 경륜을 깨달았다.
오늘날은 황금이 우상인 시대다. 황금에 현혹된 사람들이 어디 한 여인뿐이겠는가. 새해는 시작되었는데 황금의 양으로 교회를 평가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황금의 문제로 하루아침에 분열의 아픔을 겪는 교회도 있고 황금 때문에 목사들이 순교(?)의 각오로 소동하고 있다는 소식도 태평양을 넘어서 들려온다.
그러나 만복의 근원이신 예수님은 황금보다는 태어나셔서 초라한 말구유에 누우셨다. 그는 복이란 "심령이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 앞에 나를 멈추어 보는 멈춤이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무엇을 사모하며 무엇을 하고 있는가?'의 영적인 현실을 보는 멈춤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을 Care하는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였던 엘리자베스 로스여사는 인생에 있어서 배워야 할 과목들은 황금이 아니라 사랑, 관계, 두려움, 인내, 받아들임, 용서, 행복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짧은 인생이 영원으로 가는 자신의 "인생수업"(Life Lessons)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새해에 나는 어떤 새해수업을 내 인생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받아야 할까?

새생명장로교회  정철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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